나는 아무리 억지로 취미를 만들어보려 해봐도 일주일이 채 가기도 전에 놓아버린다. 남들이 다 하는, 뭔가 20대 대학생이면 할 것 같은 멋지고 세련된 취미를 가져보고자 노력해봤지만 애초에 흥미가 0에 수렴하다보니 어지간한 노력으로는 취미로 만들기가 불가능에 가까웠다. 몇 번을 해보려다 결국 포기하고 내가 꾸준히 하는 것들을 좀 더 열심히 해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렇게 생겨난 내 취미 중 하나는 일상 속에서의 풍경과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이다. 원래부터 사진으로 뭔가를 남기는 것을 좋아했다. 며칠만 여행을 다녀와도 핸드폰에는 기본 500장이 넘는 사진들이 쌓여있다. 사진 정리는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로 쌓아놓고 있다가 1~2년 전에야 문득 든 생각 '한 번 찍을 때 제대로 찍고 싶다'가 사진 취미의 시작이었다. 본판 불변의 법칙에 따라 애초부터 제대로 찍히지 않은 사진은 어지간한 편집으로는 내가 원하는 사진이 되어주지 않았다.
흥미가 있던 것에 의식적인 관심을 덧붙이자 드디어 내가 스스로 찾아보고 공부해보는 기적이 일어났다. 유튜브를 보면서 사진 촬영 구도 등을 알아보았고, 도서관에서 관련한 책이 보이면 읽어보았다. 인스타 알고리즘은 자연스럽게 내 취향의 사진 촬영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의 게시글로 도배되었고, 거기서도 많은 것을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그러면서 알게 된 점이 하나 있다. 배경만 있는 사진에서는 구도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데 많은 노력이 들어가야 하지만, 거기에 사람이 한 명만 들어가 있어도 매우 자연스럽고 깔끔한 사진이 된다는 것이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는 말과 비슷하게 사진의 완성은 사람인 걸까. 사람이 없는 사진은 아무리 찍어도 어딘가 공허하다. 그 느낌을 지우기 위해 꽤나 노력이 들어간다. 하지만 사람이 들어가는 순간, 사진은 그제서야 생동감을 가진다. 풍경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있는 사람을 관찰하고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 사진 촬영을 하며 누리는 가장 의미있는 묘미가 아닐까. 어쩌면 내가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하는 것은 촬영자의 의도가 과하게 들어간 구도의 풍경이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진실된 삶의 흔적과 온기일지도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사진이라는 것부터가 완전한 진실일 수는 없다. 촬영을 하는 순간 이미 내가 무엇을 담고 무엇을 빼낼지를 골랐고, 이 선택으로 사진에는 내 의도가 담기게 된다. 그럼에도 내가 찍은 사진이 공허해지지 않는 이유는 프레임 안에 들어온 사람만큼은 나를 위해 연기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진실이란, 골라낸 그 안에서만큼은 연출하지 않는 태도에 가깝지 않을까. 삶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우리는 모두에게 모든 것을 보여주며 살 수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 상황과 상대에 따라 진실과 꾸며냄을 고르는 일은 위선이 아니라 예의고, 자아를 구성해나가고 나를 지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문제는 프레임을, 영역을 고르는 데에서 멈추지 않고 그 안에 담기는 것까지 모두 연기하려 할 때 생겨난다. 그 순간부터는 어딘가 비어보이고, 심하면 공허해 보이기까지 한다.
내가 삶에서 바라는 균형이란 아마도 이런 것이겠다. 무엇을 보여줄지는 고민하고 고르지만, 보여주기로 한 것은 굳이 꾸미지 않는 것. 그렇게 쌓여나간 삶의 흔적들이 진짜였던 순간으로 보이고 기억되기를 바랄 뿐이다.
뜬금없긴 하지만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안원잘부) 채널의 거제 1편을 보고나서 든 생각이었다.
나는 아무리 억지로 취미를 만들어보려 해봐도 일주일이 채 가기도 전에 놓아버린다. 남들이 다 하는, 뭔가 20대 대학생이면 할 것 같은 멋지고 세련된 취미를 가져보고자 노력해봤지만 애초에 흥미가 0에 수렴하다보니 어지간한 노력으로는 취미로 만들기가 불가능에 가까웠다. 몇 번을 해보려다 결국 포기하고 내가 꾸준히 하는 것들을 좀 더 열심히 해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렇게 생겨난 내 취미 중 하나는 일상 속에서의 풍경과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이다. 원래부터 사진으로 뭔가를 남기는 것을 좋아했다. 며칠만 여행을 다녀와도 핸드폰에는 기본 500장이 넘는 사진들이 쌓여있다. 사진 정리는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로 쌓아놓고 있다가 1~2년 전에야 문득 든 생각 '한 번 찍을 때 제대로 찍고 싶다'가 사진 취미의 시작이었다. 본판 불변의 법칙에 따라 애초부터 제대로 찍히지 않은 사진은 어지간한 편집으로는 내가 원하는 사진이 되어주지 않았다.
흥미가 있던 것에 의식적인 관심을 덧붙이자 드디어 내가 스스로 찾아보고 공부해보는 기적이 일어났다. 유튜브를 보면서 사진 촬영 구도 등을 알아보았고, 도서관에서 관련한 책이 보이면 읽어보았다. 인스타 알고리즘은 자연스럽게 내 취향의 사진 촬영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의 게시글로 도배되었고, 거기서도 많은 것을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었다. 그러면서 알게 된 점이 하나 있다. 배경만 있는 사진에서는 구도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데 많은 노력이 들어가야 하지만, 거기에 사람이 한 명만 들어가 있어도 매우 자연스럽고 깔끔한 사진이 된다는 것이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는 말과 비슷하게 사진의 완성은 사람인 걸까. 사람이 없는 사진은 아무리 찍어도 어딘가 공허하다. 그 느낌을 지우기 위해 꽤나 노력이 들어간다. 하지만 사람이 들어가는 순간, 사진은 그제서야 생동감을 가진다. 풍경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있는 사람을 관찰하고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 사진 촬영을 하며 누리는 가장 의미있는 묘미가 아닐까. 어쩌면 내가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하는 것은 촬영자의 의도가 과하게 들어간 구도의 풍경이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진실된 삶의 흔적과 온기일지도 모르겠다.
생각해보면 사진이라는 것부터가 완전한 진실일 수는 없다. 촬영을 하는 순간 이미 내가 무엇을 담고 무엇을 빼낼지를 골랐고, 이 선택으로 사진에는 내 의도가 담기게 된다. 그럼에도 내가 찍은 사진이 공허해지지 않는 이유는 프레임 안에 들어온 사람만큼은 나를 위해 연기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진실이란, 골라낸 그 안에서만큼은 연출하지 않는 태도에 가깝지 않을까. 삶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우리는 모두에게 모든 것을 보여주며 살 수 없고, 그럴 이유도 없다. 상황과 상대에 따라 진실과 꾸며냄을 고르는 일은 위선이 아니라 예의고, 자아를 구성해나가고 나를 지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문제는 프레임을, 영역을 고르는 데에서 멈추지 않고 그 안에 담기는 것까지 모두 연기하려 할 때 생겨난다. 그 순간부터는 어딘가 비어보이고, 심하면 공허해 보이기까지 한다.
내가 삶에서 바라는 균형이란 아마도 이런 것이겠다. 무엇을 보여줄지는 고민하고 고르지만, 보여주기로 한 것은 굳이 꾸미지 않는 것. 그렇게 쌓여나간 삶의 흔적들이 진짜였던 순간으로 보이고 기억되기를 바랄 뿐이다.
뜬금없긴 하지만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안원잘부) 채널의 거제 1편을 보고나서 든 생각이었다.